[브리핑] 진주 편의점 여성 폭행 심신미약 감형

혐오범죄 부정하는 재판부 규탄한다

작년 11월 진주 소재 편의점에서 20대 여성 점원을 향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다, 나는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며 폭행해 왼쪽 귀 청력에 영구적 상실을 입히고, 말리던 50대 남성에게는 골절상과 자상 등 전치 3주의 피해를 준 가해자에게, 심신미약이 인정돼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피해자가 평생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고 치아가 손상되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고, 두 피해자 모두가 후유증이 심각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으며, 177개 여성단체와 1만 2천여 명의 시민들이 엄벌을 탄원했지만,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 3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검찰의 5년 구형을 받아들이지 않고 가해자의 심신미약을 참작해 3년으로 감형한 것이다.

말리는 남성에게 “당신도 남자인데 왜 남자 편을 들지 않느냐”며 의자로 얼굴을 가격한 가해자는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한 증오범죄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였다. 여성혐오 범죄의 교과서 같은 양태이기에 대검찰청조차도 이 사건을 혐오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지시했으나, 창원지법 진주지원 김도형 판사는 이를 심신미약 정황으로 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범죄나 테러의 주요 유형 중 하나인 증오범죄는 여성, 난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다. 바탕에는 이들을 향한 적대와 혐오가 있으며, 나와 내 집단이 역으로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이 폭력의 발로가 된다. 김도형 판사는 증오범죄라는 개념 자체에 무지하거나,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로 혐오범죄임을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수자에 대한 증오와 혐오로 인한 범죄에 정당한 처벌이 가해져야 하는 이유는 엄벌주의 때문이 아니다. 그것이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여성혐오 범죄이자 전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사건의 가해자가 증오범죄로 가중처벌이 아닌,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을 때 여성 대상 폭력은 그럴 수 있는 일, 그래도 되는 일이라는 신호를 주게 되는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일으켜 사건을 증언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목소리 내고 있는 피해자들께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부디 항소심에서는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우리 사회의 정의와 안녕을 위해 합당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4년 4월 9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