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의대 증원을 넘어, 의대 선발방식 개혁해야


[논평] 의대 증원을 넘어, 의대 선발방식 개혁해야


정부가 지난 2월 6일 발표한, 2025년도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을 시작으로 한 의사 확충 방향에 큰 틀에서 환영한다. OECD 국가 중 인구 대비 의사 수가 가장 적으며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크게 늘 것을 고려하면 의사 증원은 당연하다.


의협, 전공의협 등 의사단체들이 반발하며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간 보기’를 하는 움직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2020년 대규모로 진료를 거부하며 의대증원 추진을 무산시켰던 의사들이 또 한 번 기득권 지키기를 위해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다.


현재의 의사 부족이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에 특히 심각하다는 점과 의대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극렬한 반발이 우리 사회에서 의사가 갖는 공고한 특권에 대한 방증임을 고려할 때, 단순한 의사 인력 확대를 넘는 의사 양성 방식에 대한 근원적 고민과 개혁이 필요함을 짚고자 한다.


성적을 기준으로 최상위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고 그를 위해 개인과 가족이 엄청난 자원을 투여하며 그 보상으로 초고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인 지금의 의대 입시는, 의사를 직업이 아닌 일종의 신분으로 만든다. 실제 한국 의사 임금은 개원의 기준 평균 노동자에 비해 7배 이상 높다.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결국 의대 선발 방식을 성적순이 아닌 다양화하고, 의사로서의 보상을 상식적 수준으로 맞출 방법을 사회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영리에만 매몰되지 않는 의사, 의료의 공익성을 추구하는 의사, 공공성 있는 의료를 수행할 의사,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제공할 의사를 배출할 사회적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


의대 증원은 의사의 특권을 낮추는 하나의 방법이긴 하나 시작에 불과하다. 지역 의과대학이 지역 학생들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지역인재 전형’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농어촌 학생 전형’, ‘고른 기회 특별전형’ 등 의대 선발 과정을 다변화해 다양한 배경과 출신, 가치관의 학생들이 의사가 되는 통로를 대폭 열어야 한다.


국립 공공의대, 도립 의과대학 등을 설립, 확충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으로 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입해야 한다. 지역 국공립 의대의 교육과 수련 비용을 국가와 지방정부가 부담해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필수의료에 복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의사 양성 과정이 계급 재생산의 창구가 아니라, 공적 가치를 추구하고 보편적으로 납득할 만한 합리적 수익을 얻으며 지역에 쏠림 없이 전국에서 필수의료를 수행할 의사 직군을 배출하는 과정으로 재설계하기 위해, 발본적인 의대 선발방식 개혁을 제안한다.


2024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