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성명] 포스코 기후재판을 앞두고

녹색당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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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기후재판을 앞두고
- 우리가 아니라 너희가 피고다. 


녹색당의 기후정의위원회 활동가 4명은 작년 10월 포스코 주최로 열린 ‘수소환원제철포럼’ 행사장에서 산업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온실감축목표(NDC) 상향과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산업부문의 책임 강화를 요구하고, 포스코의 생태학살을 비판하는 직접행동을 벌였다. 그 결과 각각 3백만 원의 벌금 약식명령을 받았고, 활동가들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여 10월 21일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지금 지구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다. 폭염과 폭우, 가뭄과 산불, 홍수와 폭풍이 일상이다. 매년 반복되고 매년 더욱 심각해지는 이 기후재난은, 지금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그리고 포스코야말로 이 재난을 만든 주범, 몇 년 남지 않은 기후시계를 앞당기는 기후악당이다. 특히 포스코는 국내 총 온실가스의 13%를 배출하는 기업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가장 먼저, 가장 빨리 바뀌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포스코가 하고 있는 일은, 삼척의 새로운 석탄발전소 건설이다. 석탄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배출되는 석탄가루와 미세먼지로 석탄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삶은 신음하고 있다. 석탄발전소의 온실가스는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포스코의 악행은 이 나라에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포스코는 파나마 가툰,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말레이시아 팔라우 등 지구 곳곳에서 화력발전소를 지어대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자국민을 총칼로 학살하는 미얀마 군부에게 가스전 배당금과 토지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심지어 군함까지 판매했다. 생태학살에, 군사독재 협력에 더하여 포스코는 노동자 학살까지 자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최정우 회장 임기 4년 동안에만 무려 20여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2020년 영업이익만 2조4천억 원이 넘는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노동자 임금을 동결하고 촉탁직과 계약직 노동자들을 가장 먼저 고용 해지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포스코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앞장서 ‘탄소중립’의 주역이 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현재 화학식의 기본원리 단계에 불과한 상태이고, 기술 개발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상용화까지는 첩첩산중이다. 또한 포스코는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의 합리화를 꾀할 뿐 ‘그린수소’ 생산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 포스코는 산업부 장관까지 동원하여 ‘수소환원제철포럼’을 열었다. 이것이야말로 그린워싱(녹색분칠)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를 폭로한 녹색당의 활동가들은 정의롭다. 포스코야말로 재판정에 서야 할 피고인 것이다. 


녹색당 활동가들의 저항은 정당하다. 이 재판은 행사장 1분 발언이 ‘주거침입과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지는, 벌금액 300만원이 적절한지 시시비비하는 재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재판은 기후위기라는 역사적 사태 앞에서 한 기업의 죄상과 책임을 가리는 재판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을 처벌하기는커녕 오히려 비호하고 지원하는 정부와 산업부의 책임도 함께 묻는 재판이 되어야 한다. 녹색당은 이 재판에 당당하고도 단호하게 임할 것이다. 기후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앞에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22.10.19.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