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4]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로의 선물이 되어


[논평] 남태령 고개를 넘어, 서로의 선물이 되어


반짝이는 광장들이 이어지고 있는 2024년의 끝자락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안국역에서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에 300명 가량의 시민들이 참여해 주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과 경찰들은 여느 때처럼 전장연 활동가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려 했지만, 안국역이 떠나갈 듯이 구호를 외치며 규탄하는 시민들이 이를 제지했습니다. 지난 주말 남태령에서 농민들을 지켜냈던 “차 빼라”가, 오늘 안국에서 “비켜라”가 되어 전장연 활동가들 곁을 단단히 지탱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농민들과 장애인을 지켰다는 건 절반만의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소수자들의 투쟁은 언제나 모두의 권리를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쌀값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늘 우리 밥상의 안전에 대한 요구였으며,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들의 권리를 증진시켰습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이기에, 아픔에 귀기울이면서 서로를 지키는 행동은 모두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몫 없는 존재들에게 연대가 참 소중한 이유입니다.


곳곳에서 그러한 연대가 번져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전농은 물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운영하는 생산자 단체 ‘언니네 텃밭’의 회원가입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 형편이 어려운 노동자들을 위한 ‘전태일 의료센터’ 설립 모금에 후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노숙농성과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동조합’의 파업기금 모금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정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 서로를 구하는 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들려오는 선물같은 연대의 소식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만이 가득합니다.


남태령 고개를 넘으며 “외롭지 않았다” 말하던 농민들의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여러분들의 투쟁이 저희에게는 선물입니다”고 말하던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의 말을 기억합니다. 여전히 싸우는 이들이 많습니다. 각자의 삶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존재들이 외롭지 않도록, 얼굴을 마주보고 서로의 세계를 넘나듭시다. 제 2의, 제 3의 남태령에서 또 다시 만나며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갑시다. 그렇게 우리 서로의 선물이 되어갑시다.


2024년 12월 24일




녹색당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