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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겨서 땅을 밟을 수 있게, 굴복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게


지난 1월 10-11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1년을 맞아 구미 공장에서 문화제와 1박 2일 희망텐트가 개최되었습니다.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추위 속에서도 응원봉을 든 퀴어 페미니스트를 비롯해 500명의 시민•노동자가 현장에 모여 연대의 빛을 밝혔습니다. 


일본 니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외국인투자자본이라는 이유로 토지 무상임대를 비롯해 정부차원의 지원 혜택을 누리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으나, 2022년 10월 화재로 구미 공장이 전소하자 공장을 폐업하고 평택에 있는 또다른 자회사로 옮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청산에 반대한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되었습니다.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가 여성 노동자 최장기 고공농성을 벌이게 된 이유입니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권 내내 강도 높은 탄압과 지독한 외면을 겪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진짜 사장(원청)의 책임을 물어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노조법 2・3조('노란봉투법') 개정에 거부권을 행사했고, 윤석열 정부 내내 정규-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졌으며 차별과 불평등이 강화되었습니다. 명태균씨가 한화오션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불법 개입하여 강경진압을 벌인 사례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윤석열이 조속히 체포・구속되고 하루빨리 퇴진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 하에서 끊임없이 고통받았던 노동자들이 구제되고, 개악된 노동정책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윤석열이 퇴진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서 노동자들의 현실이 급격히 바뀔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차별적 원하청 구조는 민주당 정부에서 확산되고 강화되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의 직무정지 기간에도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 부자감세안에 합의했습니다. 정권을 교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이상 일하다가 죽지 않고’, ‘노동자가 소모품처럼 쓰이다 버려지지 않는’ 사회에 대한 노동자・시민의 요구를 더 강하게 모아내어야할 이유입니다. 윤석열 퇴진 광장이 노동자들에게, 우리에게 열어젖힌 가능성은, 아니 광장을 열어낸 우리가 만들어낸 가능성은 정권교체 이상의 것입니다. 


한국옵티칼 투쟁 문화제에 참여한 김진숙 지도위원은 “사람은 굴복하지 않았던 단 하루의 기억으로 평생의 자존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다’’고, 먹튀 자본에 굴복하지 않는 싸움에 나선 박정혜, 소현숙, 그리고 그의 동료들을 응원했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민불복종’이 함께 만들어낼 세상을 그려봅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굴복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또 누군가가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굴복하지 않도록 하는 지지와 연대의 시간이 쌓인다면, 더이상 사람을 굴복하도록 강제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싸우는 광장의 시민들, ‘옥상에 올라 함께 싸우는 사람들’이 진짜 민주주의,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를 열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구미 공장의 옥상에 올라 있는 박정혜, 소현숙의 손을 잡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급망의 최정점에 있는 애플 사에 책임을 묻는 일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공급망 내 발생한 인권 침해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해소 책임을 최종 납품처에 지우고 있습니다. 2월 28일까지 서울 애플 스토어 주요 매장 앞에서 국제기준에 따른 공급망 실사를 진행해 공급망 내 권리 침해 해소에 나서기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진행됩니다. 박정혜, 소현숙 두 노동자가 이겨서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더 이상 누구도 굴복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도록, 손을 꽉 잡아 너른 연대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녹색당도 힘찬 연대와 함께, 노동자가 존엄하고 평등한 세상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4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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