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과로를 먹고 자라는 반도체 산업에 미래는 없다
- ‘과로사 조장법’ 반도체특별법 즉각 폐기하고, 노동시간 전면 단축을 논의하자
윤석열 체포와 함께 사회대개혁을 향한 시민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지금, 기성 정치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반도체 기업에 특혜를 주고, 근로시간 규제를 푸는 ‘반도체특별법’ 국회 통과를 요청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협상카드를 매만지고 있습니다.
반도체특별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는 사안은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을 제외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제도’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53조(연장 근로의 제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시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받아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데, 당초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에만 ‘특별한 사정’이 적용되었지만, 2020년 문재인 정부 하에서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업무량 폭증’,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 포함되어 적용 대상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특별연장근로 적용 건수 및 종류도 조선업 등 제조업, 방산업체·무기제조업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어왔습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입니다. 근로시간이 이와 같이 정해진 이유는 사람의 육체로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40시간에 더해 최대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한 주 52시간 상한제는 이미 노동유연화의 산물입니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에게 긴장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주며 신체 호르몬 균형을 깨는 등 건강 피해를 입히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병으로도 쉽게 이어집니다. 특히, 집약적 화학산업인 반도체 산업에서는 백혈병, 뇌종양, 암 등 심각한 직업병 피해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근로시간을 늘려 노출도를 높인다면 노동자들의 발병율은 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할 것은 반도체산업이 노동자의 몸 뿐 아니라 생태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수십가지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되지만 환경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감시체제도 허술합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전력산업에 기반하기 때문에, 산업계 전력수요 관리 및 기후위기 대응을 어렵게 하며, 발전소와 송전망 문제를 유발합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차세대 원자력 등을 ‘미래 먹거리’로 꼽으며 5년간 총 3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동자의 과로와 기후생태환경의 희생을 먹고 크는 반도체 산업이 정말 우리 국가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미래에 필요한 건 보다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과 안전망이지,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려 기업 이윤 창출에 이바지하는 노동 착취 시스템이 아닙니다. 노동자는 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노동이 존엄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이 보장받는 사회에 ‘과로조장법’은 필요없습니다. 거꾸로, 노동시간 규제 사각지대에 존재하던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들을 포함하여 전체 노동영역에 대한 전면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논의하고 추진해나갑시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자’는 광장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2025년 1월 17일

[논평] 과로를 먹고 자라는 반도체 산업에 미래는 없다
- ‘과로사 조장법’ 반도체특별법 즉각 폐기하고, 노동시간 전면 단축을 논의하자
윤석열 체포와 함께 사회대개혁을 향한 시민들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지금, 기성 정치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반도체 기업에 특혜를 주고, 근로시간 규제를 푸는 ‘반도체특별법’ 국회 통과를 요청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협상카드를 매만지고 있습니다.
반도체특별법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되는 사안은 반도체산업에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을 제외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제도’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53조(연장 근로의 제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시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를 받아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데, 당초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에만 ‘특별한 사정’이 적용되었지만, 2020년 문재인 정부 하에서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업무량 폭증’,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이 포함되어 적용 대상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특별연장근로 적용 건수 및 종류도 조선업 등 제조업, 방산업체·무기제조업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어왔습니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입니다. 근로시간이 이와 같이 정해진 이유는 사람의 육체로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40시간에 더해 최대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게 한 주 52시간 상한제는 이미 노동유연화의 산물입니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에게 긴장도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주며 신체 호르몬 균형을 깨는 등 건강 피해를 입히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병으로도 쉽게 이어집니다. 특히, 집약적 화학산업인 반도체 산업에서는 백혈병, 뇌종양, 암 등 심각한 직업병 피해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근로시간을 늘려 노출도를 높인다면 노동자들의 발병율은 보다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할 것은 반도체산업이 노동자의 몸 뿐 아니라 생태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수십가지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되지만 환경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감시체제도 허술합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전력산업에 기반하기 때문에, 산업계 전력수요 관리 및 기후위기 대응을 어렵게 하며, 발전소와 송전망 문제를 유발합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차세대 원자력 등을 ‘미래 먹거리’로 꼽으며 5년간 총 3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동자의 과로와 기후생태환경의 희생을 먹고 크는 반도체 산업이 정말 우리 국가의 미래 산업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미래에 필요한 건 보다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환경과 안전망이지,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려 기업 이윤 창출에 이바지하는 노동 착취 시스템이 아닙니다. 노동자는 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쓰이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닙니다. 노동이 존엄하고 노동자의 건강권이 보장받는 사회에 ‘과로조장법’은 필요없습니다. 거꾸로, 노동시간 규제 사각지대에 존재하던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들을 포함하여 전체 노동영역에 대한 전면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논의하고 추진해나갑시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자’는 광장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일입니다.
2025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