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 공장식 축산업 폐지와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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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공장식 축산업 폐지와 정의로운 전환을 고민하자

-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뚤시 푼의 명복을 빌며


지난 22일, 전남 영암 소재 한 돼지농장에서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사업주 및 팀장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을 겪던 끝에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업주는 폭력적인 네팔인 팀장을 앞세워 노동자들을 관리해왔다. 사업주는 팀장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일상적인 폭언과 폭력, 괴롭힘을 행사했고, 고인은 이러한 상황에 힘들어하고 괴로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24일) 이주노조와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들이 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료 노동자들은 한목소리로 사업주와 팀장의 횡포와 폭언, 폭행을 문제제기했다. 사업주는 처음에는 문제를 인정하지 않다가 나중에서야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장의 동료 노동자들은 이렇게 문제 많은 사업장에서 일할 수없다며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장에는 네팔 노동자 14명을 포함해 총 16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는데, 폭언과 폭행 등 괴롭힘으로 지난 1년 간 퇴사한 노동자가 28명이나 된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는 270만 명의 이주민이 있고 이 가운데 130만 명이 넘는 이주민들이 노동을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3D 업종에서 일을 하는데, 열악한 노동조건과 사회적 차별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만성적인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고강도 위험 노동으로 인해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하고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율이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3.6배 높다는 국가인권회 보고서는 이주노동자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산재사망, 돌연사, 자살 등으로 인한 ‘죽음(Death)’이 증가하면서 이제’4D 업종’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공장식 축산업을 비롯한 농어업 분야의 이주노동자들은 상상할 수 없이 높은 노동강도와 위험성, 열악한 노동 및 생활환경, 장시간 노동과 잦은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 2020년 말 비닐하우스 집에서 강추위에 동사한 농업노동자 속행이나 작년 말 완주의 공장식 감금 축산 시설에서 돼지 분뇨를 처리하던 중 방생한 황화수소를 흡인해 사망한 이주노동자 카풍바드리항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공장식 축산은 비인간 존재의 생명 가치를 외면한채 착취하고 집단 살해하는 것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산업이다. 비인간 동물을 가두고 죽여 ‘고기’로 둔갑시켜 이윤을 취하는 공장식 축산업은 동물과 자연만이 아니라 다른 인간까지 이윤의 수단으로 대상화하고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파괴적, 해악적 논리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다. 그러하기에 보다 촘촘한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공장식 축산과 어업, 양식업은 정의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공장식 축산과 산업화된 어업이 인류를 비롯한 지구 생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기후생태위기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공론화나 전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자본에 의해 사육 당하는 것은 공장식 축산 시설에 감금되어 죽임을 기다리는 비인간 동물만이 아니다. 그렇게 생산된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도 마찬가지로 사육 당하고 있음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와 실천의 근본적인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 동물과 자연, 노동자를 착취하고 죽이는 공장식 축산과 모든 생명 착취 시스템의 폐지와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사회적 고민을 본격화해야 할 때다. 


이주노동자 뚤시 푼의 명복을 빈다. 동시에 공장식 축산을 비롯한 생명 착취 산업에서 고통 받고 목숨을 잃는 모든 존재를 애도한다. 녹색당은 애도에 그치지 않고 자연과 비인간, 인간이 평화롭게 공생하며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길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2024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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