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포녹색당 논평] 생태를 훼손하는 성산 근린공원 조성 공사 중단을 환영하며, 마포구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라

서울녹색당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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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를 훼손하는 성산 근린공원 조성 공사 중단을 환영하며,   마포구는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라


마포구청이 2월 16일 주민들의 반대에도 소통없이 강행추진해 오던 ‘성산 근린공원 조성사업(이하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마포녹색당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건강한 성미산을 위해 주민들의 요구를 마포구청이 적극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2년간 마포구는 성미산에 데크길과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짓는  '성산 근린공원 조성사업'(이하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사업 계획을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2021년 3월에서 5월 사이 주민들이 ‘비둘기산’이라고 부르는 지역의 나무를 벌목하고 잔디와 운동기구와 벤치 등을 배치해 두었다. 


마포구청은 아무런 협의없이 사업을 진행하다가 여러 주민들의 요청으로 주민과 행정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해왔다. 그러나 마포구청은 지난 1월 27일 협의체회의에서 더 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다며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돌연 통보했다. 그리고 2월 14일, 민관협의체 합의없이 성미산 3단공원 옆 산 나무들의 벌목이 시작되었으나 지역주민들의 항의로 공사는 중단되었다. 2월 15일에는 비둘기산 쪽 나무들을 데크길 구간 외의 다른 곳으로 옮겨심는 이식작업을 진행하였고, 성미산 어린이집 바로 앞에 현장사무소 컨테이너를 들이려고 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마포구는 생태훼손에 대한 조사, 주민들의 수요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장애인 이동을 편리하게 한다는 미명하에 ‘무장애숲길’ 데크길 공사를 진행하려고 했다. 무장애숲길은 휠체어, 유모차 등이 다니기 편리하도록 경사가 완만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산을 크게 빙 둘러서 길을 놓을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한 산의 식생파괴는 불가피하다. 이미 산은 황폐화되고 있고, 산의 물줄기는 말라버렸다. 지금 성미산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공사나 개발이 아니라 보존이 필요하다.


무장애숲길이라고 하지만 정작 그 길을 이용할 당사자인 인근 장애인 기관과 단체는 사업에 대해 사전에 들은 적도 없다고 한다. 성미산을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되며, 환경을 보전함과 동시에 장애인 접근성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구청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공사 진행을 막기 위해, 주민들은 2월 16일 오전 10시에 마포구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마포구 녹지과는 기자회견 당일 새벽 0시 30분경에야 민관협의체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사 일시 중단, 대화 재개의 의지를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은 마포구의 대화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밝히고, 민원접수를 진행했다.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성산근린공원 민관협의체의 합의 이전에는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2) 기존의 정비사업계획안을 전면 검토한다. 3) 정비사업에 대한 수요조사, 생태환경조사를 실시한다. 4) 민관협의체는 건강한 성미산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   


성미산은 서대문구 안산의 20분의 1 정도로 작은 도시안의 산이다. 하지만 이 작은 산에는 멸종위기종 새호리기, 천연기념물 솔부엉이를 포함해 여러 야생동물과 식생이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이 산을 산책로로, 놀이터로 이용해오며 산과 긴 시간 유대를 쌓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포크레인이 올라오고 숲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많은 주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비둘기산 지역은 이미 예전 숲의 모습을 상실했다. 비둘기산 지역뿐 아니라 3단 공원 옆 성미산에까지  데크길이 생긴다면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는 줄어들고, 아름다웠던 자연 그대로의 성미산 모습은 주민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마포구가 진정으로 성미산을 위한다면, 산을 파헤치고 생태를 훼손하는 개발 대신 산의 생태를 되살리는 데에 예산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번처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일은 다시는 벌어져서는 안 된다. 마포구는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더 수용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2022. 2. 18.

마포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