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논평] 무기 지원 말고, 한국 기업의 러시아 철수다. -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국회 연설에 부쳐

녹색당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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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지원 말고,  한국 기업의  러시아 철수다. 

-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국회 연설에 부쳐


러시아 침공에 맞서 48일째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상을 통해서 국회 연설을 하였다. 영상을 통해서 소개된 마리우폴시를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빚어진 파괴와 죽음의 참상 앞에 큰 슬픔을 느낀다. 녹색당은 이 전쟁 과정에서 희생된 모든 이들을 추모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이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금 당장 전쟁을 멈춰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발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부당함에 동감한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누가 되었든 국민들의 자주적인 의사와 무관하게 한 국가의 독립을 부정하고 이를 분할하려는 시도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더구나 군사적 수단을 통해서 파괴와 살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제하는 모든 전쟁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된다. 러시아는 침공을 멈추고 군대를 자국 국경 안으로 철수해야 한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책임을 오로지 러시아에게만 물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러시아를 압박해온 나토의 계속된 동진 정책도 이 전쟁의 역사적, 구조적 맥락을 제공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으면 안된다. 러시아 침공을 막으려 사력을 다하는 우크라이나 인들의 손에 미사일을 쥐어주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 국가들은 사전에 전쟁 발발을 막을 수도 있었다. 


러시아만을 악마화하고 미국을 비롯한 나토 국가들은 천사의 얼굴을 한 구원자인양 미화해서 안된다. 무기를 팔아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죽음의 상인’ 군수기업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막대한 이윤을 취하고 있는 화석연료 에너지 기업이나 초국적 식품 기업, 그리고 이들을 경제성장의 도구로 삼는 서방 정부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전쟁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기에 전쟁은 일어나고 쉽게 끝나지 않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에 군사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미 한국 정부는 군사 무기 지원은 안된다고 답변한 바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다시 강조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군사무기 지원은 평화 보다는 대립을 가속화시켜 더 큰 참상을 불러오게 할 것이다.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강조한 다른 해결책에 주목한다.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철수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켜 달라는 요청이다. 한국 정부가 군사 무기 지원을 거부한 것은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지만,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시키는 방편으로 이것이 고려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 발발 이후 평화와 기후정의를 염원하는 우크라이나의 기후 생태 단체들은 전 세계에 푸틴 전쟁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러시아 화석연료 수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녹색당은 군사무기 지원이 아니라, 러시아 화석연료 수입 중단이 이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는데 더 효과적이며 또한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정부는 우선 발전공기업 및 가스공사의 화석연료 수입을 중단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민간 기업들의 활동이 푸틴의 전쟁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떤 폭탄도 녹색일 수 없으며, 전쟁 상황에서도 이윤만을 좇는 모든 기업과 이런 기업을 비호하는 정부도 이 전쟁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전쟁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모든 세력과 이것을 가능하게 한 자본주의적 질서에 반대한다. 녹색당은 평화를 염원하고 기후생태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풀뿌리 단체들과 국제연대를 통해 국제 사회에 반전과 평화, 기후생태정의의 목소리를 강화시키는 길에 함께 할 것이다. 


2022. 4. 12.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