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명] 여기 사람이 있다. 여기 생명이 있다. 공주시는 귀를 열고 수문을 열라!

대전녹색당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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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 여기 생명이 있다.
공주시는 귀를 열고 수문을 열라!


 

9월 14일 행정대집행으로 공주 고마나루의 천막농성장을 철거한 공주시는 본격적으로 공주보 담수를 시행했다. 9월 15일, 이들은 철거된 천막 대신 비닐을 둘러싸고 풍찬노숙한 활동가들의 화장실 이용을 막고, 연대하러 온 시민들의 진입을 막았다. 도로를 막은 민간단체는 자신들이 누구이고, 왜 진입을 막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물이 차오르는 고마나루는 모래톱이 사라지고 고인물이 되었다.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소리는 아무런 응답없이 흩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와 대전인권사무소에 불의를 호소해도 돌아오는 건 소극적인 반응 뿐이었다. 지금 당장 사람이 있는 곳에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어떤 긴급함을 더  드러내야하는가.

 

물이 발목에, 무릎에, 허리에, 가슴까지 차올라도 공주시는 수문을 열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사업소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물에 잠긴 어서 나오라는 안내방송만이 공허하게 반복되었다. 눈에 보이는 사람이 있음에도 그 존재를 지우고 담수를 강행하는 공주시가 고마나루와 금강의 생명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뻔히 알 수 있다. 생명의 가치가 며칠의 여흥만도 못할만큼 가벼운 것인가.  이것은 야만이라고 할 수도 없다. 야만도 이보다는 생명을 존중한다. 이것은 문명의 폭거다.  여기 사람이 있다고 하는 데도, 물이 차오르는 데도 눈을 감는, 오늘날 문명의 민낯이다.  단추 하나로 참사를 가져오는 문명시대 전쟁의 연장선이다.

 

신공항과 국립공원 난개발과 더불어 다시는 없을 줄 알았던 4대강의 망령이 되살아났다. 우리는 무차별적인 일방통행 학살에 분노한다.  죽을 각오로 가을비와 차가운 강물 속에서 버티는 활동가들, 당원들이 있다. 강을 지키려는 투쟁과 더 가까이 연대해야 하는 시간이다. 물 속에 있는 사람, 물 밖에 있는 사람, 물 멀리 있는 사람들 모두 함께, 이미 물 속에 잠긴 모래톱과 앞으로 떠나갈 생명들을 위해 싸워야한다.

 

우리는 생명을 무시하고 귀를 닫고 수문을 닫는 공주시의 후안무치를 규탄한다.
그리고 고마나루의 모래톱과 생명들에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한다.
오늘을 위로하고 반드시 다시 그곳에서 축제를 열기 위해 일어서자.
생명의 강이 흐르는 황금빛 모래톱 위에서.

 

2023년 9월 15일

 

대전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