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사고 11주년, 진정한 탈핵의 길을 생각합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11주년, 진정한 탈핵의 길을 생각합니다


녹색당이 시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며칠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핵발전소를 포격하고 동해안 산불이 울진핵발전소까지 번졌다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는 11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핵발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11년이 지났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은 탈핵을 결정했고 그 후 단계적으로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시켜 지금은 단 3기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반면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국민 다수의 여론이 탈핵을 지지하고 탈원전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던 한국은, 5년만에 원전최강국 건설을 외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상황을 맞이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5년 만에 이런 퇴행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진정한 공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공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핵발전으로 인한 혜택과 고통이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분되어 핵발전으로 인한 문제가 전 국민에게 자신의 문제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일부 대도시와 대자본이 핵발전의 혜택을 받으면서 핵폐기물과 방사능 피폭의 고통을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에게 떠넘기는 지역수탈 구조 위에서 진정한 공론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수도권과 대자본이 핵폐기물을 책임지고, 서울에 핵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전국민이 탈핵을 자신의 문제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해서 서울로 보내는 전국 단일전력망 시스템 때문입니다.

광역 지자체 단위로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이라면, 전기 자급율이 11%밖에 되지 않아서 지방의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 전기를 끌어다쓰는 서울이야말로 핵발전소를 지어야만 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서울시민은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을 선택할까요? 아니면 재생에너지 100%로의 급격한 전환을 선택할까요? 우리는 서울시민의 이성을 믿습니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탈핵은 실현될 것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보다 근본적인 것입니다.

자본과 보수 정치권은 매일매일 경제성장을 외치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음식물의 30%가 버려지고 패스트패션으로 버려지는 옷가지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의 거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자동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미분양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얼마나 더 성장을 외쳐야 할까요? 성장보다 올바른 분배, 불평등의 해결이 더 시급한 일 아닐까요?


오늘날 닥쳐오는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이 무엇입니까? 자본주의 체제가 끊임없이 성장과 이윤만을 추구해온 결과입니다.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하면서 끊임없이 더 많은 생산을 하고, 더 많은 화석연료에너지를 써왔습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고 전 세계는 기후재앙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본과 보수정치권은 경제성장만을 추구합니다. 계속적인 성장은 더 많은 생산과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그러면 당장 쉽게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을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핵발전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바로 이것입니다.

 

석탄화력을 퇴출하고 핵발전을 퇴출하려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 탈핵을 이루려면 우리는 경제성장에 대한 집착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버리고, 탈성장 사회로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성장 없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생산을 줄이되 더 많이 나누고, 주택 의료 교육 교통 에너지 등 필수적인 생활기반 서비스를 공공이 제공하며,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녹색당이 꿈꾸는 녹색전환입니다.


녹색당은 녹색전환을 통해 탈핵을 이루고 기후위기를 넘어설 것이며 불평등을 해소하는 새로운 정치적 지평을 열어갈 것입니다.


그 길에서 탈핵을 지지하는 시민 여러분들과 핵발전소 지역주민 여러분들과 함께, 핵발전소 추가 건설을 막고 핵발전소 부지 내 핵폐기물 저장시설 건설을 막아내며 핵발전소를 퇴출시키기 위해 힘껏 싸우겠습니다. 


2022년 3월 10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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