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녹색당누구에게나 화장실 갈 권리를! 성공회대학교의 모두의 화장실 준공을 환영한다.

청년녹색당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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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녹색당/청년녹색당 공동논평]


누구에게나 화장실 갈 권리를!

- 성공회대학교의 모두의 화장실 준공을 환영한다.


지난 15일 성공회대에 국내 대학 최초로 모두의 화장실이 준공되었다. 2017년 총학생회를 통해 논의가 시작된 지 5년 만이다. 모두의 화장실 건립을 위해 수많은 공론장을 만들고 백래시에도 맞서 온 모두의 화장실 공대위와 학내 구성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사람은 하루 평균 6번 정도 화장실을 이용한다. 용변을 볼 때, 옷을 갈아입을 때, 어린이의 기저귀를 갈 때,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할 때 화장실을 찾는다. 화장실은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과도 연결된 공간이기에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게, 또 평등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 화장실은 비장애인 중심적, 성별 이분법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휠체어 장애인, 트랜스젠더 등의 성소수자, 여성, 활동 보조인이 필요한 사람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 넓고, 독립적이고, 안전한 화장실은 보장되지 않아 왔다. 트랜스젠더의 방광염 발생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한국 대학 110년간, 앞서 열거한 이들에게 대학은 화장실 갈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곳이었을 것이다. 그런 지점에서 모두의 화장실 준공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아직 많은 한계가 남아있다. 성공회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교에는 모두의 화장실이 없을뿐더러, 성공회대 내에서도 아직 건물 하나, 한 공간에 만드는 것에 그쳤다. 다른 건물을 사용 중일 때 화장실 이용이 필요하다면 해당 건물을 찾아가야 한다. 현행 법령의 한계도 명확하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을 비롯한 현행 공중화장실 건설에 대한 법령과 기준에서는 모두 남녀 성별 이분법을 전제로 한 화장실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수많은 지자체와 기초 지역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제정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지만 정작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을 어떻게 모두가 접근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이번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 건립은 평등한 공공 공간에 대한 변화를 한 발짝 내디뎌 주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학내 구성원들이 만들어 온 투쟁과 시민사회의 연대가 만들어 온 성과다. 꾸준히 싸우고 연대했을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 준 성공회대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녹색당은 현행 공중화장실법을 개정해 누구에게나 화장실 갈 권리를 보장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각 지자체별로 제정된 유니버설디자인 조례와 가이드라인에도 평등한 화장실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기를 촉구한다. 

성공회대 모든 건물 모든 층마다 모두의 화장실이 생길 때까지,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이가 존엄한 삶을 살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다. 차별 없는 안전한 공간은 차별 없는 사회의 시작이다.


2022년 3월 17일
청소년녹색당·청년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