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논평] 원자력 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의 해법이 아니라 해(害)다

서울녹색당
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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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원자력 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의 해법이 아니라 해(害)다

서울시 5개년 기후대책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자립을 기반으로 새로 쓰여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서울 대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며 5개년 기후대책을 발표했다. 노후건물 100만호를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하고, 전기차 충전기 22만기, 전기차 40만대를 확대 보급하며 전기차 10% 시대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위해 20년 후까지 원자력 발전을 70%까지 확대해 전기를 공급해야한다며, 이를 기후위기의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궤멸적인 핵사고 재난을 겪어왔고, 10만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이 끊임없이 쌓여가는데도 이를 무시하며 위험천만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다는 ‘신화’가 얼마나 부질없이 허물어지는지 인류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한국의 원전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사용후 핵연료는 그야말로 ‘처치곤란’이다. 

원전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원전 건설과 전기 수송을 둘러싸고 지역 간 발생하는 불평등은 명백한 부정의다. 원전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도시가 아니라 인구가 적고 반발이 적을 법한 지방 소도시에 세워져왔다. 핵폐기물저장소도 마찬가지다. 작년 12월 발표된 산업부의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에는 '사용후핵연료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핵발전소 지역을 핵폐기장으로 만들겠다는, 무책임하고 부정의하며 지역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원전정책을 선명히 드러낸다.

또한, 서울수도권에서 쓸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서 전국에 수많은 송전탑이 건설된다. 2000년, 대한민국 정부는 신고리 3호선 원전에서 서울수도권의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경상남도 밀양에 765kV 초고압 송전탑 건설 계획을 세웠다. 국가의 ‘장기전력수급계획’이라는 명목이었다. 주민들이 반발하자 경남의 대도시로 수송지를 변경하였으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의 희생과 저항이 있었다. 탈핵•탈송전탑 운동은 전국적인 공감대를 사며 확산되었다. 주민의 토지를 강제수용하고 생존권과 건강을 위협하면서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밀양에서는 결국 행정대집행이 일어났고 송전탑이 건설되었다. 그러나 투쟁의 결과로 2019년 4월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을 줄이고 대형 발전소 중심의 에너지 생산체계를 지양하는 '분산형 전원' 개념이 전기사업법에 반영되어 법제화되었고, 아직도 초고압 송전탑과 맞서 싸우는 지역 주민들이 있다. 

그러므로 온실가스를 저감하겠다고 전기차 등 전기사용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기후위기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전기차를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는 곧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해야하므로 원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동반하게 된다. 서울시민의 삶의 풍요가 지방 주민들의 희생 위에 지어져서는 안 된다. 원전은 대도시의 풍요, 건설기업의 이윤을 위해 지역을 착취하는 연쇄작용의 시발점이다. 

원전 건설을 비롯해 더 많은 개발을 동반하는 오세훈 서울시정의 ‘5개년 기후대책’은 틀렸다. 서울시 5개년 기후대책은 기후정의 관점에서 새로 쓰여야 한다. 태양광 재생에너지 확대와 서울시 에너지 자립으로 착취와 파괴 없는 서울시 기후대응을 촉구한다. 


2022. 1. 22. 

서울녹색당


*덧. 밀양과 청도의 송전탑 반대 투쟁을 계속 이어나가고, 탈핵·탈송전탑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투쟁 온라인 기록관’(http://my765kvout.org)이 개관했다. 함께 기억투쟁을 이어가주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