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낙태죄’ 헌법불합치 5년
여성의 몸은 아직도 전쟁터다
2019년 4월11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임신중지를 처벌하는 형법상의 ‘낙태죄’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며 헌법불합치를 결정했습니다. 여성의 몸이 단지 여성의 몸이라는 이유로 처벌받았던 낙인과 차별의 역사에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신중지는 그렇게 범죄는 아니게 되었지만, 아직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에는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불법은 아니되 여전히 안전하게 진료받을 권리는 없는 무법지대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여성의 몸은 지금도 오롯이 여성의 것이 아닌 가부장제의 자장과 국가의 통제 속에 있습니다.
여성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원하지 않는 임신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상상치 못한 폭력에 맞닥뜨리고는 하는 것이 우리 삶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인생의 경로를 결정하는데 적절한 정보와 안전한 의료, 합당한 지원이 보장되는 것은 여성의 존엄에 절대적입니다.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는 한 맥락입니다. 성관계, 피임, 임신, 임신중지, 임신유지,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 있어서, 낙인과 편견 없이 온전히 주체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가 여성이 평등하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입니다. 여성이 폄하되는 사회에서 아동 등 약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질 리 없습니다.
각국이 반드시 구비할 것이 권장되는 WHO 지정 필수의약품인 유산유도제가 우리나라는 도입조차 돼 있지 않습니다. 한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안전한 약물이 아닌 신체 침습적인 외과적 방법으로 임신중지를 해야만 합니다. 그나마 시술하는 병원을 찾기 어려워 병원 이곳저곳을 전전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형법상의 처벌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문화와 제도로 여성을 비난하며 벌주고 있습니다.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벌받는 사회에서 저출생이라는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입니다. 여성의 몸은 아직도 전쟁터입니다.
‘여성도 인간이며 존엄하다’는 명제가 문구 그대도 살아 숨 쉬며 사회 곳곳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녹색당은 미약하나마 인류사의 이 위대한 ‘혁명'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4년 4월 11일
녹 색 당
[브리핑] ‘낙태죄’ 헌법불합치 5년
여성의 몸은 아직도 전쟁터다
2019년 4월11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임신중지를 처벌하는 형법상의 ‘낙태죄’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며 헌법불합치를 결정했습니다. 여성의 몸이 단지 여성의 몸이라는 이유로 처벌받았던 낙인과 차별의 역사에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신중지는 그렇게 범죄는 아니게 되었지만, 아직 국가의 보건의료체계에는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불법은 아니되 여전히 안전하게 진료받을 권리는 없는 무법지대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여성의 몸은 지금도 오롯이 여성의 것이 아닌 가부장제의 자장과 국가의 통제 속에 있습니다.
여성은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 원하지 않는 임신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상상치 못한 폭력에 맞닥뜨리고는 하는 것이 우리 삶이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인생의 경로를 결정하는데 적절한 정보와 안전한 의료, 합당한 지원이 보장되는 것은 여성의 존엄에 절대적입니다.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는 한 맥락입니다. 성관계, 피임, 임신, 임신중지, 임신유지, 출산, 양육의 전 과정에 있어서, 낙인과 편견 없이 온전히 주체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가 여성이 평등하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입니다. 여성이 폄하되는 사회에서 아동 등 약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질 리 없습니다.
각국이 반드시 구비할 것이 권장되는 WHO 지정 필수의약품인 유산유도제가 우리나라는 도입조차 돼 있지 않습니다. 한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안전한 약물이 아닌 신체 침습적인 외과적 방법으로 임신중지를 해야만 합니다. 그나마 시술하는 병원을 찾기 어려워 병원 이곳저곳을 전전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형법상의 처벌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문화와 제도로 여성을 비난하며 벌주고 있습니다.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벌받는 사회에서 저출생이라는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요원한 일입니다. 여성의 몸은 아직도 전쟁터입니다.
‘여성도 인간이며 존엄하다’는 명제가 문구 그대도 살아 숨 쉬며 사회 곳곳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녹색당은 미약하나마 인류사의 이 위대한 ‘혁명'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2024년 4월 11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