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거대양당 대선후보는 기후위기를 핵발전 확산 기회로 삼으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당장 멈추라

거대양당 대선후보는 기후위기를 핵발전 확산 기회로 삼으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당장 멈추라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신한울3·4호기 공사 재개 가능성 언급에 부쳐 


인류는 자연의 수탈 위에서 경제성장을 계속해 왔고 불평등한 시스템은 전체의 파이를 키우려는 성장주의의 유혹을 키워왔다. 불평등한 시스템이 고쳐지지 않으니 전체 몫을 키워야 자기 몫도 함께 커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파이 자체를 키우는 경제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기후위기가 그 증거이다. 따라서 이번 20대 대선은 기후정의를 제대로 세우는 계기, 물질적 성장 없이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 전환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유력 대선 후보들은 어떤가?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기후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 경제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능동적이고 선도적인 에너지전환으로 지속성장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후위기도 ‘그린강국 코리아’로 도약할 기회”라고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오늘 이 후보는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와 관련하여 “국민 의견에 맞춰 재고할 수 있다”며 공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후위기는 ‘탈성장’ 없이는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데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을 외칠 수 있었던 비밀은 결국 핵발전이었던 것인가? 송영길 대표가 소형모듈원전(SMR)을 주장하고 “원전이 무섭다고 도망갈 게 아니라 폐기물 보관 기술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던 말에 이 후보도 내심 공감하고 있었던 것인가?

 

이재명 후보가 은근슬쩍 말하고 있는 것을 윤석열 후보는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다. 윤 후보는 “탈원전 포퓰리즘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며 “저탄소를 지향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원자력”이므로 “보다 안전하고 스마트한 미래형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주장한다. 안철수 후보는 “값싼 전기요금으로 수출 경쟁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믹스는 필수”라며 “안전한 소형 모듈 원전을 국가전략사업으로 키워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은 11월 3일 전경련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급격히 축소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11월 2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되자, 핵마피아들로부터 예타 선정 환영과 “SMR을 원자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우리나라가 2030년 글로벌 SMR 시장에 뛰어들어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무기로 승부해야 한다”는 환호가 터져 나왔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핵발전은 인류가 잘못 걸어갔던 길이다. 인류는 이 길을 빨리 종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핵발전소 중대 사고는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인류는 아직도 안전한 핵폐기물 처분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후위기로 인해 핵발전소 사고위험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국가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각종 악법과 법규들을 정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기후위기라는 미증유의 파국 상황을 오히려 핵발전의 확대 기회로 삼으려는, 핵마피아들과 대자본, 그리고 여야를 불문한 대한민국 기득권 정치의 위험천만한 기도를 녹색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12월 2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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