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논평] 피를 타고 흐르는 전기는 더이상 그만 두라

녹색당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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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타고 흐르는 전기는 더이상 그만 두라


작년 11월 한전 협력업체 노동자, 김다운씨가 전봇대에 올라 작업 도중에 감전으로 인해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노동자들의 산재를 막겠다며 만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음에도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은 끊이질 않는다. 애통하다. 뒤늦었지만 김다운씨의 명복을 빈다.


한전은 이 사고를 작업자의 실수로 그리고 협력업체가 책임져야 할 일로 치부하며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한전 직원이 나와 있었고, 고층작업에 필요한 고소절연작업자 없이 2인 1조 작업 규정도 지키지 않는 채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결국 김다운씨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방기했다.  

물론 "13만 5천원짜리" 외주 공사에 매달려야 하는 협력업체의 사정과 위험한 작업에 필요한 안전조치 없이 내모는 것에 노동자가 저항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점도 외면할 수 없다.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서 중대재해처벌법에 발주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넣으려고 한 것인데, 많은 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빠져 버렸다. 따라서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은 금뺏지들이 모여 앉아 있는 국회로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다. 분노가 치민다.


밀양과 청도의 '할매'들은 초고압 송전탑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을 하면서 "전기가 눈물을 타고 흐른다"고 말했다. 이 말씀은 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와 고통을 강요한 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전기의 편리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김다운 씨의 죽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가 쓰는 전기의 편리는 노동자들의 희생, 심지어 죽음 위에서 가능하다. 노동자의 피를 타고 흐르는 전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런 희생 위에서 주어지는 전기의 편리함을 누리는 것은 부정의하다. 녹색당은 ‘정의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한전은 김다운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그리고 제대로 보상하라. 또한 국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하여 안타까운 산재 사망 사고를 근절하라.


2022년 1월 7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