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전녹색당+충남녹색당 공동성명] 맹목적 경제성장으로는 지역격차를 해결할 수 없다 - 대전-충남 통합 논의를 반대하고 국회법안 폐기를 요구하며

녹색당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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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3특 5극 정책을 추진하면서, 광역행정통합을 통해 수도권 집중과 지역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며 각종 특혜와 규제 완화로 지역을 재편하려는 광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대전과 충남이 그 출발지가 되었다. 지난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난데없이 대전-충남 통합을 주문한 후, 대전-충남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으로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시를 만들기 위한 법안이 급조되어 국회에 발의되었다. 그리고 2월말까지 이 법안들을 통과시켜 통합특별시를 만들고, 6월 지선에서 통합 시장과 교육감을 선출하겠다는 시간표까지 제시하고 있다. 300개 조항이 넘는 법안이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미칠칠텐데,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없고 어떤 이점과 우려가 있는지 꼼꼼히 따질 시간도 없다.  정부여당은  4년간 2조원 지원이라는 약속을 미끼삼아 여론몰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인 절차만으로도 이 법안에 반대할 이유는 명백하다. 


민주당의 변심은 찬란했다. 사실 대전충남 통합 논의의 ‘원조’는 국민의힘이었다. 지난 해 10월,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대전과 충남을 통합하자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 성종일 의원이 통합법안을 발의했다. 지방분권의 실현,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 산업적 신성장동력 마련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당시 민주당 대전시당이나 충남도당은 이 제안에 대해서 외면했다.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에 입장을 뒤집었다. 대전과 충남의 통합만이 지역을 살리는 길이며, 대통령이 약속한 막대한 재정 지원을 얻어내지 못하면 큰 죄를 짓는 듯 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담겨진 기업들에 대한 특혜, 주민과 환경을 지키는 규제의 무력화, 견제 장치 없는 특별시장의 막강한 권한 부여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주민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의 편에 서서 성장과 개발을 위한 각종 특혜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국회에 발의된 대전충남 통합법안을 살펴보면, 수도권 집중과 지역격차를 없애기 위한 통합인지 아니면 자본과 기업들에게 특혜를 배풀기 위해 통합을 방편삼고 있는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법안에 따르면, 통합된 대전충남특별시는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를 목표로 한다. 통합특별시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산업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규제 완화, 기업활동의 자유 등이 최대한 보장되는 지역단위”가 되어야 한다(제2조). 그래서 통합특별시는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규제 자유화 지역”으로 선언하면서, 중앙정부는 대전충남특별시에 대해 우선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통합특별시가 정하는 조례를 통해서도 규제 자유화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제21조). 통합특별도시의 기본계획에 따라서 추진하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통합특별시장이 승인하거나 의견을 준 경우에는 44개 법률의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면서, 이미 시민의 안전과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대거 무력화시켰다(제79조). 대전충남 통합법안 뿐만 아니라 다른 통합법안도 마찬가지여서, 국가 법체계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더해서, 기업들에 대해서는 막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통합특별시장이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라고 판단하면, 기업의 지방세를 감면해줄 수 있다(제83조). 이에 머물지 않는다. 개발부담금, 농지보전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생태계보전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등의 각종 부담금을 감면하거나 면제해줄 수 있다(제84조). 또한 통합특별시장은 외부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투자자가 원하는 지역”을 투자진흥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제86조). 거기에 더해 엄청난 특혜를 안겨다 줄 수 있다. 입주기업의 용지매입비 융자, 토지 임대료 감면,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지원, 고용보조금과 교육훈련보조금 지원(제88조), 국공유재산에 대한 수의 계약으로 임대나 매각할 수 있다. 또한 임대료를 감면할 수 있다(제89조). 이외에도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서 투자자에게 엄청난 특혜를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에 우대를 받을 수 있는 근거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제305조). 돈있는 투자자가 원하면, 특별시장의 엄청난 지원 아래, 어디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자가 왕이다. 아찔하다. 


대전과 충남을 통합하는 명분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격차의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성장주의와 수도권 권력을 해체하기보다는 대전과 충남을 서울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다보니 통합법안의 중심 내용은 지역분권과 주민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통합특별시장이 통합도시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한다고 하지만(제72조),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국무총리가 대다수 임명하는 지원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제16조). 중앙정부가 구상하고 통합특별시장이 집행한다는 구도다. 기초지자체의 권한과 역량에 대한 강화나 주민들의 권능을 확대하는 조항은 극히 미약하다. 314개의 조와 부칙 13개 조로 구성된 이 방대한 법안에서 주민과 시민의 자치, 참여, 의견 수렴 및 모니터링을 규정하는 조항은  10개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행정통합 과정에 대한 불만이 나올까, 공무원들의 지위 등을 보장하는 조항들이 더 많고 자세하다. 게다가 광역행정통합을 통해서 지역 내의 성장 거점을 지정하고 그곳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대전충남 지역 내부에서의 소외와 격차가 심각해지면서 지역 내부 식민지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대전충남 통합 법안에서 기후위기 문제가 제대로 다루어질리가 없다. 법안은 통합특별시가 목표로 하는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는 “친환경 탄소중립 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란하고 모호한 이 문구는 탄소포집이용, 수소, 재생에너지와 같은 산업을 확대하여 또다시 성장에 매달리겠다는 이야기일 뿐, 기후위기를 야기한 부유층과 대기업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의 배출량을 과감히 줄여나가도록 강제하겠다는 기후정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온갖 첨단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지정하고 조성하는 특화단지, (거점)지구, 클러스터, 특별도시, 특별자유화구역, 시범운영구역 등과 여기에 쏟아붓겠다는 각종 지원과 특례들은(제 4편 제1장) 엄청난 양의 자원(에너지와 물) 사용, 무분별한 토지 개발과 자연환경의 파괴, 불확실한 기술 실증의 위험,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생태환경은 보호하기보다 개발의 광풍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법안에 의하면 통합특별시장은 자연공원을 해체하거나 규모가 축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제277조), 충격적이라고 할 만한 이 조항은 전국적으로 첫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게다가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산림이용진흥지구를 지정하면서(제281조), 8개 법률의 인허가를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제282조), <산지관리법> 적용의 특례를 허용하면서(제286조), 산림을 조직적으로 훼손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여기서 지적하지 못한 수많은 독소 조항들이 법안에 가득하다. 그 하나 하나를 따져서 수정보완할 것으로 제안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격차 해소라는 제법 정당한 이유에서 시작되었지만, 충남도과 대전시의 통합이 과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인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이번 기획에 한 몫 잡아보겠다는 거대한 탐욕에 눈이 멀어서, 지역과 주민들을 기업과 자본의 먹잇감으로 내어주는 꼴이다. 따라서 대전녹색당과 충남녹색당은 현재 진행중인 대전-충남 통합 논의에 반대하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대전-충남 통합법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한다. 우리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격차를 해결하는 방법은 한국 정치가 성장주의로부터 벗어나고 수도권 권력을 해체할 때만이 가능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 싸우는 정당과 사회운동 진영들과 함께 연대하고 싸워나갈 것이다.

2026. 2. 9.
대전녹색당 + 충남녹색당


문의:     한재각(대전녹색당 운영위원장) 010-2813-8706

    이재혁(충남녹색당 운영위원장) 010-9070-7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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