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2일 국회 본회의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안번호 2215411)」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명분으로 영상정보 원본 활용을 허용하고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의무화하는 등 산업적 기반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기술 발전과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나, 강력하고 실효적인 윤리적 규율이 필요합니다. EU는 'AI 법(AI Act)'을 통해 자율주행을 고위험 기술로 분류하여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강력한 조사와 안전 권고로 인해 주요 기업들조차 사고 발생 시 즉각 운행이 중단되는 등 엄중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우리나라의 개정안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시민의 기본권 보호 원칙을 후퇴시키고, 위험 관리 체계보다 산업 편의를 우선한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1. ‘원본 영상 수집 허용’은 개인정보 보호 원칙의 구조적 후퇴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정보를 익명·가명 처리 없이 원본 그대로 수집·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이는 사실상 다음 세 가지 법적 원칙을 동시에 약화시킵니다.
(1) 최소 수집 원칙의 훼손
현행 개인정보 보호 체계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나 본 개정안은 기술 개발 편의성을 이유로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은 생체·행동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2) 동의 기반 처리 원칙의 예외 확대
도로 위 시민은 자신의 얼굴, 이동경로, 행동 정보가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지 알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사실상 행사 불가능한 상태로 만듭니다.
(3) 사후 통제 중심 규제의 구조적 한계
법안은 목적 외 사용 금지, 보호조치, 파기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모두 사후적 통제입니다. 대규모 데이터 유출이 반복되어 온 현실을 고려하면, 원본 데이터 축적 자체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위험을 내포합니다.
즉, 이번 법은 “위험을 최소화한 후 활용”이 아니라 “활용을 허용한 후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 철학을 전환한 것입니다.
2. ‘원본 데이터 의무화’가 관련 기술에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산업계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원본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보행자의 시선, 표정, 미세 행동을 분석해 의도를 예측해야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비식별화 데이터로도 객체 인식, 차선 인식, 교통 상황 판단 등 대부분의 핵심 기능은 구현 가능합니다. 실례로 구글의 자회사인 Waymo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식별화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학습을 합니다. 단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기업이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국민의 기본권을 희생시켜 '무료'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법은 안전을 위한 최소 조건 확보가 아니라 산업 경쟁 속도 단축을 위한 규제 완화입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기술적·경제적 비용을 시민의 기본권 희생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3. 국제 규제 흐름과 비교할 때 위험 관리 체계가 현저히 부족합니다
현재 국제 사회의 주요 규제 체계는 자율주행을 ‘고위험 AI’로 분류하고 데이터 활용에 엄격한 책임 체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제 기준은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 위험 기반 규제 (risk-based regulation)
- 데이터 거버넌스 및 감사 가능성
- 독립적 감독기관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 독립 감독 구조 부재
- 데이터 접근 통제 세부 기준 부재
- 알고리즘 책임성 규정 부재
- 사고 발생 시 입증 책임 구조 미정
등 핵심 요소가 빠져 있습니다.
즉, 데이터 활용은 확대하면서 책임 체계는 충분히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제안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사회 전체의 안전과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혁신입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속도가 시민의 기본권 보호 원칙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사회 인프라로 기능하게 될 기술일수록 무엇보다 먼저 확보되어야 할 것은 기술 경쟁력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 발전을 이유로 개인정보 원본 수집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 체계와 독립적 감독 구조, 실질적 권리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큽니다.
이에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 데이터 수집 최소화 원칙의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
- 독립적이고 실효적인 데이터 감독·통제 체계 구축
- 원본 데이터 접근·활용에 대한 기록 관리 및 외부 감사 의무화
- 정보 유출 및 오남용 발생 시 실질적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재 체계 도입
- 시민이 자신의 정보 수집 여부를 알 수 있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 보장
- 자율주행 AI 시스템에 대한 인권·사회적 영향 평가 제도화
기술 혁신은 기본권 보호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시행령과 후속 입법을 통해 권리 보호 장치를 구체화하고, 산업 발전과 시민의 권리가 균형을 이루는 제도적 기반을 즉각 마련해야 합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의 권리를 희생하여 기술을 발전시키는 사회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
2026년 2월 12일 국회 본회의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안번호 2215411)」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명분으로 영상정보 원본 활용을 허용하고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의무화하는 등 산업적 기반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기술 발전과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나, 강력하고 실효적인 윤리적 규율이 필요합니다. EU는 'AI 법(AI Act)'을 통해 자율주행을 고위험 기술로 분류하여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강력한 조사와 안전 권고로 인해 주요 기업들조차 사고 발생 시 즉각 운행이 중단되는 등 엄중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우리나라의 개정안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시민의 기본권 보호 원칙을 후퇴시키고, 위험 관리 체계보다 산업 편의를 우선한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1. ‘원본 영상 수집 허용’은 개인정보 보호 원칙의 구조적 후퇴입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자율주행 개발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정보를 익명·가명 처리 없이 원본 그대로 수집·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입니다.
이는 사실상 다음 세 가지 법적 원칙을 동시에 약화시킵니다.
(1) 최소 수집 원칙의 훼손
현행 개인정보 보호 체계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나 본 개정안은 기술 개발 편의성을 이유로 개인 식별 가능성이 높은 생체·행동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2) 동의 기반 처리 원칙의 예외 확대
도로 위 시민은 자신의 얼굴, 이동경로, 행동 정보가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는지 알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사실상 행사 불가능한 상태로 만듭니다.
(3) 사후 통제 중심 규제의 구조적 한계
법안은 목적 외 사용 금지, 보호조치, 파기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모두 사후적 통제입니다. 대규모 데이터 유출이 반복되어 온 현실을 고려하면, 원본 데이터 축적 자체가 이미 회복 불가능한 위험을 내포합니다.
즉, 이번 법은 “위험을 최소화한 후 활용”이 아니라 “활용을 허용한 후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 철학을 전환한 것입니다.
2. ‘원본 데이터 의무화’가 관련 기술에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산업계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구현을 위해 원본 데이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보행자의 시선, 표정, 미세 행동을 분석해 의도를 예측해야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비식별화 데이터로도 객체 인식, 차선 인식, 교통 상황 판단 등 대부분의 핵심 기능은 구현 가능합니다. 실례로 구글의 자회사인 Waymo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식별화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학습을 합니다. 단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기업이 비용과 노력을 들여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국민의 기본권을 희생시켜 '무료'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이번 법은 안전을 위한 최소 조건 확보가 아니라 산업 경쟁 속도 단축을 위한 규제 완화입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할 기술적·경제적 비용을 시민의 기본권 희생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3. 국제 규제 흐름과 비교할 때 위험 관리 체계가 현저히 부족합니다
현재 국제 사회의 주요 규제 체계는 자율주행을 ‘고위험 AI’로 분류하고 데이터 활용에 엄격한 책임 체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제 기준은 다음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등 핵심 요소가 빠져 있습니다.
즉, 데이터 활용은 확대하면서 책임 체계는 충분히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제안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사회 전체의 안전과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혁신입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속도가 시민의 기본권 보호 원칙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사회 인프라로 기능하게 될 기술일수록 무엇보다 먼저 확보되어야 할 것은 기술 경쟁력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 발전을 이유로 개인정보 원본 수집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 체계와 독립적 감독 구조, 실질적 권리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큽니다.
이에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기술 혁신은 기본권 보호 위에서만 지속될 수 있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시행령과 후속 입법을 통해 권리 보호 장치를 구체화하고, 산업 발전과 시민의 권리가 균형을 이루는 제도적 기반을 즉각 마련해야 합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의 권리를 희생하여 기술을 발전시키는 사회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녹색당 과학기술위원회